반갑습니다. 하이퍼체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항공사 보잉은 2010년 이후 자사주 매입에만 434억달러(약 52조)를 썼습니다.
그러나 보잉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경영상황이 악화되어 미국 정부에 재정지원을 받게 되었죠.
여기서 보잉이 듣게 된 지적은 바로 자사주 매입이였습니다.
재정지원을 받을거라면 자사주 매입을 하지 말라는 거였죠.
자사주 매입이 뭐길래 보잉이 그렇게 많이 한 것이며,
왜 보잉이 자사주 매입을 하는게 문제라고 하는 걸까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주주들에게 호재다
자사주 매입이란, 어떤 기업이 자신의 주식을 되사는 것을 말합니다.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이 좋아하는 이벤트 중 하나죠.
그냥 지꺼 지가 사는건데 왜 주주들이 좋아할까요?
그 이유는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시장에 유통된 A기업 200주 중에서 자사주 매입으로 매물로 나온 100주를 모두 사게 된다면,
A기업의 주식은 100주로 줄어들게 됩니다.
유통되는 A 회사의 주식이 1/2가 되면서,
A회사 주식의 가치는 2배가 되죠.
그래서 자사주 매입을 하게 되면 주가가 오르게 됩니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올리는 또 다른 이유로는, 주가가 저평가됨을 알리기 때문입니다.
시장에 형성된 주가가 회사가 자체 평가한 주가보다 싸면, 회사 입장에서는
그냥 자사주를 매입하는게 회사 입장에서 이득입니다.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다시 팔아서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회사들은 주가가 많이 떨어지게 되면
자사주를 매입하곤 하죠.
자사주 매입 다음으로 나오는게 소각입니다.
자사주 소각은 말 그대로 매입한 주식을 없는거로 만들어버리는 겁니다.
이렇게 들으면 돈을 날리는거 같은데 왜 하는걸까요?
자사주 소각을 하게 되면, 자기자본(순자산)을 줄이게 됩니다.
자기자본이 줄어들게 되면, ROE(자가자본이익률)이 올라가게 됩니다.
ROE는 100 X 순이익/자가자본 으로 구합니다.
여기서 자가자본이 줄어들게 되면, 분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ROE가 더욱 더 커지게 되죠. ROE가 커지는 것은 적은 자기자본으로
높은 순이익을 내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기업 가치가 더 높아지고요.
또 자사주를 소각해야 나중에 이 회사가 주식을 내다팔지 않음을 보증하므로,
불확실성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그래서 미국에서는 매입하면 소각하는 편이지만,
한국에서는 이게 당연시 되는 건 아니긴 합니다.
그래도 회사가 별일 없는 한 자사주를 팔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호재로 받아들일 수 있는거죠.
그럼 자사주 매입은 왜 욕을 먹을까?
하지만 뭐든 잘못된 방향으로 쓰게 되면 독이 됩니다.
자사주 매입의 경우에는 이익이 되긴 하지만, 이는 결국 기업이 꾸준히
수익이 나오고 돈이 많다는 전제 하에 나오는 결론입니다.
돈이 없는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이면 안그래도 돈이 없는데 그 돈마저
당장 필요한 곳에 투자할 수 있는 돈을 써버리게 되고요.
만약 최악의 경우로 경영이 어려워지게 된다면, 돈이 부족해서
뭘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보잉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보잉의 경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현금흐름의 96%를 자사주 매입에 썼는데,
이는 보잉이 번 돈의 대부분을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썼단 소립니다.
그래서 보잉이 737 맥스의 결함과 코로나로 인한 여행객 감소로
구제금융 요청까지 하니까 사람들이 욕을 하는거죠.
잘 나갈 때 자사주를 살 돈 일부를 미래를 위해서 모아놓고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니까 말입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주는 의외의 효과
보통 자사주는 일반 주주의 주식을 대상으로 매입합니다.
대주주 지분은 매입 대상이 아니기 떄문에,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면,
대주주의 지분율은 더욱 더 높아지게 되죠.
여기에 자사주 소각은 주가 상승을 동반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노리는 대주주와 오너들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곤 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대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발표를 했을 때,
증권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향력 강화와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은 것'
이라고 평가한 이유기도 하죠.
그리고 자사주는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원래 자사주는 해당 회사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가질 순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기면 의결권을 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죠.
요약하자면, 삼성물산이 지나치게 싼 값으로 제일모직과 함병할 때,
APG(네덜란드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과 같은 삼성물산 주주와,
삼성전자 지분의 상당 부분(7.12%)를 차지한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 결의 금지 거처분 신청까지 결의했었죠.
이렇게 합병이 불투명해졌을 때, 삼성물산의 자사주는 구세주가 되어서,
삼성물산의 자사주 전량 5.76%를 KCC에 매각해서 KCC가
삼성물산의 편으로 들어가서 결국 69.5%의 찬성표를 얻어 합병에 성공했죠.
참고로 찬성표가 66.66%가 되어야지만 합병이 가능했기 때문에,
자사주가 없거나 KCC가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면 합병은 불발되었겠죠.
이번 글은 여기까지고요.
다음 글에서는 또 다른 주식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주식 > 주식 이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식 거래량이 많은 것이 좋을까? 주식 거래량의 관계 (1) | 2024.12.31 |
---|---|
실적이 잘 나왔다는 기준이 뭘까? 어닝쇼크와 어닝서프라이즈 (0) | 2024.12.29 |
주식이 분기마다 이자를 준다고? 배당주에 대해서 알아보자 (4) | 2024.12.26 |
주식에서 호재의 종류가 있다? 주식의 호재 종류를 알아보자 (2) | 2024.12.25 |
유가의 상승과 하락이 주식과 연관이 있을까? (1) | 2024.12.25 |